벨기에 왕립 미술관은 벨기에 역사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어 잠시 역사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으로 인해 유럽 각국은 프랑스와 전쟁에 돌입했고, 프랑스는 당시 네덜란드 영토로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고 있던 현재의 벨기에 인근 지역을 독립시킨다. 이 때가 1794년인데, 이후 나폴레옹 황제의 지배가 이루어지는 1814년까지
성당이 소유하고 있던 재산을 몰수하게 된다. 이 재산 목록에는 상당한 양의 미술품들이 포함되어 있었고 모두 1793년에 문을
연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을 위해 약탈되어 프랑스로 보내졌다. 프랑스는 당시 벨기에 지방에 있는 미술품만이 아니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전 유럽에 걸쳐 미술품을 약탈해갔다. 그러나 이렇게 실려간 270여 점에 달하는 미술품들 중 루브르 관계자들이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작품들은 다시 벨기에로 돌아올 수 있었는데, 바로 이 때 프랑스 루브르 관계자들이 포기한 전
유럽에서 약탈해 온 1,500여 점의 작품 중 왕립 미술관 초대 관장을 지낸 기욤 자크 조제프 보싸르트가 약 100여 점의 작품을
벨기에로 반송해 왔고 이 작품들이 현재 벨기에 왕립 미술관 소장품의 출발점이 된다.
1801년 나폴레옹은 자신의 수중에 떨어진 유럽 전역에 15개의 제국 박물관을 세울 생각을 했고 벨기에도
그 중 하나였다. 당시 루브르는 전 유럽에서 약탈해온 작품들로 발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여서 각국에 분산시켜 소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해서 약 10여 년에 걸쳐, 50여 점의 작품들이 벨기에로 이송되었고, 1811년 자료를 보면, 전체적으로
305점의 미술품들이 벨기에 수중에 들어와 있었다.
이후 나폴레옹이 완전히 실각한 뒤 나폴레옹 이후의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빈에서 열린 빈 회의의 결정에 따라
프랑스는 그 동안 약탈해 갔던 작품들을 본국에 반환해야만 했는데, 당시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고 있던 벨기에는 네덜란드 국왕
윌리엄 1세가 기증한 작품을 소유할 수 있었다. 1830년 마침내 벨기에가 네덜란드로부터 독립을 한 이후 현재와 같은 왕립
미술관이 설립되기에 이른다. 이후 유물 구입정책과 개인 소장자들의 기증에 힘입어 현재와 같은 소장품을 보유하게 된다.
늘어나는 소장품을 감당하기 위해 1880년 새로운 건물을 지어 문을 열었다. 이 건물이 레오폴드 2세 국왕
치하의 건축가였던 알퐁스 바라가 지은 건물인데, 현재 고전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어 현대 미술품들도 미술관에 들어오게 되는데, 현대 미술품들을 소장, 전시할 공간은 오랜 공사 끝에 1974년에
일차로 마련되고 이어 1984년에 2차 공사가 마무리되어 현대 미술관이 문을 열게 된다. 현재는 벨기에 출신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100여 점을 비롯해 모두 435점의 현대 회화가 현대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현재 고전 미술관과
현대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전체 유물은 데생까지 합쳐 모두 2만 점이 넘는다. 이중 약 2천 5백 점만이 일반에게 전시되고
있다.
